여행은 떠나기 전 설레이고, 떠난 후엔 피곤하며, 돌아와서는 그립다. 모든 것의 [가치]가 그런 것 같다. 이루게 되는 순간, 갖게 되는 순간 그것의 가치는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갖고 싶어 하던 것인데 말이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한번 쯤은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20대 초반...막 사회생활을 시작 했을때 처음으로 애완동물을 키웠다. 내 힘(돈)으로 키울 수 있을거란 단순한 생각에서 ^^;; 퇴계로 애견샵에서 30만원을 주고 데려온 50일된 말티즈 였는데 정말 하얗고 예쁜 아이였다. 세상의 모든 동물은 집 밖에서 커야하며 밥은 먹다 남은거나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던 엄마의 마음 마저도 돌려 놓을만큼 작고 예쁜 아이었는데 감씨를 삼키고...소화를 시키지 못해 수술을 했고 너무 어렸던 탓에 수술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안락사를 시킬 수 밖에 없었다. 안락사를 시키고 화장터에 보내고 돌아온 그날 우리방엔... 다 먹지 못하고 남긴 사료가 고스란히 남아있던 밥그릇, 아이가 앉았던 모양 그대로 남아있던 방석, 몇번 가지고 놀지 못했던 장난감...방안 풍경은 그대로 슬픔이었..
마음이 작아지고 있다. 작은일에 서운해하고, 화내고, 짜증내고... 쉬면 좀 좋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