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거꾸로 읽는 세계사

2013. 2. 7. 00:21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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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으로 아는 게 없지만 특히 역사와 시사에 굉장히 약한 편인데, 이게 또 알기 시작하니 이렇게 재미 있는 것도 없다. 그 많은 대하 사극들이 계속 만들어 지고 인기 있는 이유도 이제는 알겠다. (난 아빠가 매주 챙겨보는 KBS1 TV 대하사극-최수종이 왕으로 나오는 드라마-을 제일 싫어 했었다.)
또 한편으론 가슴 터질듯한 분노로 손발이 떨리기도 했다.

책에서는 여러나라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기득권층의 체면유지를 위해 무고한 사람에게 스파이 누명을 씌웠던 드레퓌스사건, 배고픈 러시아 시민들의 함성을 총으로 회답했던 ‘피의 일요일’, 1차 세계대전의 핑계거리를 만들어 줬던 ‘사라예보’ ... 러시아 10월 혁명, 대공황, 중화인민공화국 탄생, 아돌프 히틀러 이야기, 팔레스타인, 4/19, 베트남 전쟁, 일본의 역사왜곡 등등 전세계의 주요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엮여 있다.

이 많은 사건들을 보면서 내가 집중 했던 건 ‘혁명’이었다.
그리고 그 혁명 앞엔 혁명가가 있었고 그를 지지해 주는 수많은 민중이 있었다.

민중이란 무엇일까.
그 기준을 지배와 피지배로 나눌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지배와 피지배는 무엇으로 나눌 수 있을까, 그게 경제적인 것이라면 쁘띠 브루조아는 뭐라고 설명 할 수 있을까?
질문에 질문을 하다 보니 민중에 대한 규정이 모호하다.
그렇다면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는 ‘국민’은 뭐고 ‘대중’은 뭘까?

그 의미를 찾아보니 국민은 ‘소재지와는 관계 없이 원칙적으로 일정한 국법(國法)의 지배를 받는 국가의 구성원’이고, 대중은 ‘지위·계급·직업·학력·재산 등의 사회적 속성을 초월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합체’라고 한다.
그리고 민중은 ‘역사를 창조해온 직접적인 주체이면서도 역사의 주인이 되지 못한 실체’로 설명하고 있다.

세 단어의 의미가 같아 보이기도 하고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국민과 대중은 지배 구조에서의 한 인간을 그저 구성원 하나 쯤으로 설명하고 있고(수동적), 대중은 집합을 이루는 ‘주체’(의지)로 표현하고 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많은 사건들을 보면 많은 이들이 소수의 권력자들이 의해 억압 되었고, 이들은 기본 생존권마저 박탈될 위기에 처했을 때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봉기했으며 그 주체는 항상 ‘민중’ 이었다.
하지만 그 혁명이 성공 했을 때 이들이 얻는 건 모택동이나 히틀러가 가졌던 어떤 권력이 아닌 ‘억압에 대한 자유’일 뿐이었으며 그걸 얻기까지는 많은 희생이 따라야만 했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 권리에 대한 주장을 목숨 걸고 해야 하는 역사들이 쭉 이어져 왔고 현재도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쭉 계속 될 것이다.
또 얼마나 많은 역사적 사건 속에서 얼마나 많은 민중이 피를 흘릴지 생각만 해도 가슴아프고 먹먹하다.

우리나라에서 속속들이 일어나고 있는 현대차 노동자들의 자살을 봐도 그렇다.
현대자동차는 불법파견을 십년 동안 저질렀고 이에 대해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으며 노동부와 법원 또한 이들의 손을 들어 줬지만 현대자동차 측은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를 진지한 대화 대신 폭력으로 탄압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원하는 건 회사의 주식도 아니고, 더 많은 월급도 아니다.
사람으로서의 노동자로서의 대우를 원할 뿐이다.
그런데 그 당연한 권리를 이들은 목숨을 걸고 하고 있다.

용산참사, 쌍용 자동차, 현대 자동차의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것과 책에 나온 역사속의 ‘민중’들이 지키려고 했던 것은 다른 게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 이다.
이걸 지키겠다고 손에 쥔 쇠파이프가 폭력인지, 그마저도 내주지 않겠다며 휘두르는 그들의 권력이 폭력인지 … 글 쓰다 또다시 가슴이 먹먹해 진다.

역사는 반복된다.
나와는 상관없는 뉴스 속에 나오는 사건들 하나하나도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되고 되풀이 될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저자
유시민 지음
출판사
푸른나무 | 2008-06-0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세계사의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 근대사를 조명한『거꾸로 읽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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