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사진 가치의 비밀

2013. 2. 6. 22:00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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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튜디오 직원들 대부분은 촬영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이 촬영하는 사진의 가치는 어느 정도 일까?’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과연 그 가치는 측정 가능한 것일 까도 궁금해졌다.


“이 책에서는 사진의 가치란 ‘이 사진은 얼마에요?’ 라며 내 스스로에게 던진 의문에 대한 주관적 서술이다.


돈의 가치는 돈 자체가 가진 상품가치가 아니라 단지 교환가치일 뿐이다.

시장에서 각 상품의 가치인 ‘가격’은 돈을 통해 매개되며, 사람들은 돈으로 그들의 욕망을 사고판다.


기업이 판매를 목적으로 공장에서 만든 물건을 제품(product)이라 한다.

그 제품이 시장에 나와 상인에 의해 유통될 때 상품(good)이라 한다.

예술과 같은 창작 활동의 산물은 통상 작품(works)이라고들 한다.”



책에서는 사진의 가치를 돈으로 측정해보려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돈은 상품의 가치가 아니라 단지 교환가치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간혹 사진이 상품이냐 예술이냐(예술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쟁을 벌이곤 하는데, 그게 무엇이든 간에 ‘시장’이라는 곳에서 돈이라는 것으로 가치가 매겨져 교환되고 있다는 것은 ‘상품’이든 ‘작품’이든 똑같다는 것이다.


요즘 일부 사진은 터무니없이 비싸다. 왜 그럴까?

혹 아직도 사진 발명 초기의 우릴 되풀이하기 때문은 아닐까?


사진 발명 직후 그림에 비해 정밀성·사실성이 압도적으로 앞섰던 사진은 회화처럼 되고 싶어 안달하였다. 사진도 ‘예술’이라는 고상한 품격을 지니고 싶었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진에 예술이라는 ‘고상한 품위’를 왜 그토록 덧씌우고 싶어 하는가.


사진 발명 직후, 대중의 광란적 환호와 상업적 성공으로 사진이 예술적 차원에서 예술 작품의 자리를 넘보자, 샤를 보들레르는 “사진은 예술과 과학의 시녀로 돌아가야 한다”고 통박하였다. 이후 사진이 예술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그 불씨가 살아있는 쟁점이 되고 있으나, 어쨌든 일부 사진은 예술 작품의 한 종류로 인식되면서 작품으로서의 값을 부여받았고, 사진가는 예술가로서의 ‘이름값’도 덤으로 받았다.


따지고 보면 그저 경매회사일 뿐인 한 기업의 연금술에 의해, 사진은 은글슬쩍 그토록 바라던 기업의 아들, 즉 ‘예술상품’이 되었다.



과연 ‘예술’의 기준이 뭘까?
프랑스 고교철학 ‘미학의 문제’편에서는 “예술 활동은 아름다움이라는 특수한 가치를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다” 라고 말한다.
조금 다르게 말하면 예술의 본질은 아름다움 이라는 것인데,
그럼 ‘아름다움’의 기준은 뭘까?


이 또한 보편적 기준과 특수적 기준이 있을 것 같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내 웨딩사진중 어느 것이 더 아름다울까?

물론 두개를 보편적 기준으로 본다면 당연히 모나리자의 가치가 더 높겠지만, ‘나’라는 특수한 입장에서 본다면 잘 모르는 어떤 이의 얼굴을 그린 작품보다 내가 사랑하는 이의 사진 한장이 더 아름답고 가치 있다.



사진은, 필자가 보기에는 사고파는 것이 아니다.사진은 살아 있는 우리들 삶의 이야기이다. 사랑하고 슬퍼하고, 아파하며 죽어 가는, 안타까운 생명의 흔적이요, 마음의 무늬이다. 사진을 통해 우리는 그저 우리 사는 세상의 얼룩과 상처들을 서로 둘러보고, 위로하고, 즐거워하고, 슬퍼하면 그만이다. 지금 살아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그래서 지금 내 곁의 이 사람이 진정 얼마나 소중한지를 떨리게 깨달으면 그만이다.



라이프 스튜디오의 사진도 그렇지 않은가?
내 아이의 세살, 다섯살, 일곱살...그 시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모습들을 남겨주는 것.
그 시간은 소멸 되지만 사진이라는 것으로 또 다른 생성을 하는 것, 그것이 라이프 스튜디오 촬영자들의 소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에 대한 아름다움의 기준, 사진이 예술이냐 아니냐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어떠한 논리를 가지고 기준을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굳이 규명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지나가 버릴 시간들을 조금 더 아름답게 남기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안에서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아이, 아빠와 엄마, 형과 동생, 언니와 동생- 모습 뿐만 아니라 촬영 내내 이뤄질 피사체와의 교감...이런 것들이 담겨져 있는 사진이야말로 그 어느 예술 작품보다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게 아닐까.

그래서 난 루브르 박문관에 걸려있는 모나리자 보다 누군가의 지갑안에 소중하게 간직되어 있는 이 사진한장이 더 아름답고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가치의 비밀

저자
윤현수 지음
출판사
눈빛 | 2010-10-11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사진의 가치에 대한 탐색을 펼쳐내는 『사진 가치의 비밀』.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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