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2011. 11. 14. 22:52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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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의 인도 여행기쯤으로 알고 이책을 읽게 됐다.
그런데 이 책은 그냥 여행기가 아니라 류시화 시인이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기였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인도가 이래? 설마 모든 인도사람들이 이런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하기 힘든, 또는 존경스럽기까지 한 인도인들의 면면을 볼 수 있다. 
책 속에 나오는 모든 에피소드 속엔 해탈에 가까운 평범함 인도인들의 삶이 있다.

릭사(바퀴가 세개 달린 택시) 운전사인 '차루'는 류시화 시인에게 버스티켓을 사다 주겠노라 해놓고 오지 않았고, 그 덕에 류시화는 힘들게 티켓을 구해 목적지에 다녀온다. 그후 부노한 류시화가 차루에게 크게 화내니 그는 이렇게 말한다.

"잘 다녀왔으면 그걸로 노 프라블럼 아닌가요?
이미 지나간 일인데 그런 것 때문에 화를 낸다면 어리석은 일 아닌가요?
모든 것은 당신 자신의 업이에요.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정해져 있는 일인 걸 내가 어쩌란 말인가요. 어쨌든 현실의 결과를 받아들여야지요."


모든 일들은 수천 년 전부터 정해진 일이라고 믿는 인도인들은 지난 일에 대한 미련은 갖지않고, 현재 벌어진 일에도 놀라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이 얼마나 현명하고도 행하기 어려운 일인가.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만큼 힘든 일도 없다고 믿는 요즘의 '나'인데, 인도의 천민 계급에 속하는 릭샤 운전수 차루는 현실을 수용하는 부분에선 귀족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책에는 인도인들의 여러가지 해탈의 모습들이 나온다.
마음이 닿는 부분에 줄을 쳐봤고 줄친 내용들만 쭉 읽어보니 모두 비슷한 내용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요즘 가장 목말라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발등에 떨어진 문제라고 생각해서인 것 같다.
(줄친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첫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세상 모든 사람과 타협할지라도 너 자신과 타협하지는 말라. 그러면 누구도 그대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찾아오면, 그것들 또한 머지않아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라.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하라.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해도 넌 마음과 평화를 잃지 않을 것이다.
  셋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누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신이 도와줄 것이라도 말하지 말라.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나서서 도우라."

"그대를 구속하고 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그대 자신임을 잊지 말게. 그대만이 그대를 구속할 수 있고 또 그대만이 그대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모든 인간은 보이지 않는 밧줄로 스스로를 묶고 있지. 그러면서 한편으론 자유를 찾는 거야. 그대는 그런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게. 그대를 구속하고 있는 것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바로 그대 자신이야. 먼저 그대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결고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어. 난 이 사실을 20년 동안 그대의 구에 대고 속삭여왔네. 바로 곁에서 말야."

"여기 당신에게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버스가 떠나지 않는다고 마구 화를 내든지, 버스가 떠나지 않는다 해도 마음을 평화롭게 갖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당신이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버스가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왜 어리석게 버스가 떠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쪽을 택하겠습니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되어가기를 기대하지 말라. 일들이 일어나는 대로 받아들이라. 나쁜 것은 나쁜 것대로 오게 하고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가게 하라. 그때 그대의 삶은 순조롭고 마음은 평화로울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자신이 모든 걸 아는 것처럼 잘난 체하는가."


인도인들은 어떻게 이런 사고를 할 수 있게 됐을까. 
문명과 조금은 가깝지 않은 이유일까.
아니면 수행자가 많은 이유일까.
국민성일까.

저런 마음을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는걸까.
나 역시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지난 시간이나 현재의 상황) 때문에 ... 최근 까지도 굉장히 힘들었었다.
지금도 완벽하게 극복한 건 아니지만 '그냥 받아들이자'라는 결론을 얻고 그렇게 하기 위해 계속 마음을 다지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아주아주 어렵고 잘 안된다.

세상에 내것은 없는것처럼 살고, 지난 아픈 시간들도 그리 정해진거였다고 생각하며...지금의 상황도 이미 정해진 시간들이라 생각하며 받아들이는 일.
이걸 어떻게 항상 마음에 되새기며 살 수 있을까.
(책을 읽을땐...또 읽고 나서 바로는 결심이 불끈 거리는데 다시 생활속으로 들어가면 잊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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