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고백

2011. 11. 4. 00:15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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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코 선생의 선전포고(?)가 있기전까지 이 책은 참 지루했다.
문체가 워낙 독특해서 '지루한 독서가 되겠군' 싶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나서의 느낌은...음...
무섭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했고...무엇보다 계속 생각하게 하는게 괴로웠다.

유코 선생은 미혼모다.
결혼을 앞두고 애인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걸 알게됐고 이런저런 이유로 그와는 헤어지고 임신중이던 아이를 혼자 낳아 키우고 있었다. 어린 딸아이는 일주일 중 하루, 학교에와서 엄마를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 수영장에서 딸이 죽은채로 발견되고 실족사 처리되지만 유코는 자기반 학생둘이 자신을 딸을 죽게했다는 걸 알게된다.
그녀는 그 둘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대신 한학기가 끝나는 종업식때 반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 한다.

내 딸을 죽인사람들이 이 반에 있다.
그 둘을 A와 B라 부른다.
A라는 학생은 내 딸을 정말 죽일 생각으로 장난(전자지갑이라는걸 만들어 전기쇼크로 죽게할 생각이었다)을 쳤지만 내딸은 그 자리에서 기절을 했다. A는 죽은걸로 생각하며 자리를 떴고 옆에서 지켜보던 B는 놀란채로 자리를 뜨지 못하다 실족사로 위장하기 위해 딸아이를 수영장으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난 그들을 경찰에 넘기지 않겠다.
다만...매일 마시는 그들의 우유(이 학교는 우유급식 시범학교로 매일 자신의 이름이 적힌 우유를 마셔야 한다)에 에이즈에 걸린 내 남편의 피를 섞었다.

이런 무시무시한 고백(?)을 하고 유코선생을 학교를 떠난다.
이야기는 이 뒤부터다.
A와 B가 유코선생의 딸을 죽이기까지의 나름의 이유들이 나온다.

다들 나름의 이유들이 있지만 '살인'이라는 큰 죄를 이해시킬만한 이유들은 없다.
다만 그들이 건강한 가정에서 자리지 못한게 이유라면 이유일 것 같다.
그렇다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 모두가 살인을 하는건 아니지 않은가.
그런 본성은 다들 갖고 태어나는걸까.
아니면 환경과 학습에 의해 생기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한 두가지 생각중 하나가 바로 이거였다.
성선설과 성악설.
난 후자(성선설)라고 생각한다.
엄마의 뱃속이든 세상에 태어난 후든 살아온 환경과 살아오면서 학습된 것들로 인해 성자가 될수도 있고, 살인자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싸이코패스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생긴다고 한다.
임신중일때 외부의 충격이나 약물에 의해서도 생긴다하니 이 또한 환경과 어떤 학습에 의한 것이니 성선설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 하나의 생각이.
책에서 유코 선생은 아이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대신 자신의 방법으로 아이들을 벌한 그 방법이 상당히 잔인하게 느껴졌다.
에이즈에 걸린 사람의 피를 먹는걸로 에이즈에 걸릴 확율은 3%도 안된다하지만 어쨌든 0%의 확율이 아니다.
그리고 책의 끝엔 방법이야 어쨌든 살인을 하게 한다.
그녀 또한 자신의 손을 쓰진 않았지만...머리를 써서 살인을 하게 하는데, 이 또한 딸을 잃은 엄마의 복수라 하기엔 사이코패스냄새가 짙다. (이 책은 온통 그런 느낌이다;;)

나...또는 내 가족을 해한 이들을 내손으로 벌하는게 맞는걸까.
아니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벌을 받게 하는게 맞는걸까.

정말 어려운 질문들만 내던지는 책이다.

유코선생의 애인이 에이즈만 걸리지 않았더라면.
유코선생이 수영장 옆에 있는 개를 이뻐하지만 않았더라면.
A의 엄마가 A를 때리지만 않았더라면.
B의 엄마가 B에 대한 기대가 덜 컸더라면.
이 모든걸 떠나...
이들이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했더라면 이러한 비극은 없었을 것 같다.

살아온 환경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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