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찾아준 아저씨의 정체~

2009. 8. 13. 17:53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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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 회식을 하고...택시를 잡아탔습니다.
도착 10분전 지갑을 꺼내어 무릎위에 살포시 올려뒀죠.

그순간!!
택시는 좌회전을 해야하는데 좌회전 금지 표시와 함께...우측엔 경찰차!!
아저씨는 유턴도 안되는(중앙선에 봉이 쭉 박혀진..) 곳을 죽도록 직진.
저도 급당황 & 급흥분하여 도로를 주시하며 여기로 가면 안된다며 참견을 하기 시작했고,
그러는 사이 무릎위 지갑의 존재는 잊혀진지 오래.

이제 집근처까지 다 와가는데 비가 억수같이 오는겁니다.
급하게 우산을 꺼내고, 열쇠를 한손에 쥐고 핸드백과 도시락 가방등등(전 항상 왜이렇게 짐이 많을까요)을 챙겨 들었어요.
'계산은...현금으로 할까 카드로 할까' 고민하다 카드로 결정!!
카드까지 꺼내 들었죠.

오른쪽 팔엔 핸드백과 도시락 가방이 걸려있고, 왼손엔 우산과 열쇠를 쥐고 있었으며.
오른손으론 카드를 쥐어들고 있었으니...
그 어두운 택시안...이미 잊혀진 지갑의 존재를 어찌 생각해 낼 수 있었겠어욧.

카드로 택시비를 결제하고...영수증을 받고...문을열고...우산을 피고... 헥헥~
암턴 무사히 집엔 들어왔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지갑이 없어진거에요 ㅋ

망연자실한 채 출근...ㅡㅡ
그런데 오전 11시쯤 어느 아저씨에게 걸려온 전화 한통!
제 지갑을 보관중이노라고~

기사분인가 했더니...아니고, 주우신거랍니다.
그것도 저희집 근처에서.

너무 감사하다며 찾으러 가겠다고~ 어디시냐 했더니..
집은 번동이고, 오후 4시 부턴 일하러 청량리로 가신다네요.
그래서 청량리로 오라는!!
일단은...너무 감사하다며 퇴근하는 길 가겠다 했죠.

그런데 갑자기 아저씨의 정체가 궁금해 졌습니다.
제가 택시에서 내린 시간은 새벽 1시 20분쯤.
가족 중 제일 먼저 출근하는 새언니가 나간 시간은 7시 50분쯤.
그럼 그 사이에 주웠다는 건데...

그럼 동네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생각했지만, 집은 번동? 우리 집에선 차로 30~40분 거리.
그리고 직장은 청량리?
그것도 오후 출근?
서...설마...
포...포....포주? ㅎㅎㅎㅎㅎ;;;

급 무서운 생각이 ㅡㅡ;;
도착해서 전화하니...오분정도 있다가 나오셨어요.
감사의 뜻으로 휘난새(제과) 세트 건네드렸더니 아저씨 또한 지갑외에 다른 무언가를 건네주시는 겁니다.

'족발, 보쌈 전문 - 새벽 5시까지 배달 됩니다'

알고보니, 아저씨는 야식 전문 ... 요식업에 종사하는 분이었던 것.
새벽 배달하는 길 지갑을 주우셨다는 거에요~~ ^^;
그래서 아저씨의 정체는 밝혀졌습니다.

인상 또한 좋으셨는데, 이렇게 좋은 분께 고따위 못된 상상을 한 저를...부디 용서해 주세요 ^^;;;;
착하고 고마우신 분~ 정말 감사합니다.
조만간 보쌈 한번 시켜먹어야 겠습니다 ^_____^
(가게 이름과 전화번호가 있는 전단지가 집에 있어서 못올리네요. 집에가서 업데이트 해야겠어요 ㅋㅋㅋ)

그러고 보면...세상은 아직 살만한 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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