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5] 무기력증
올해로 (한국나이로) 마흔둘이 되었다. 십대일땐 상상도 해보지 않았던 사십대이며 삼십대엔 막연하게 생각되던 사십대. 막상 마흔이 되니 마흔 이라는 숫자가 부담스럽고 한스럽기도 했다. 딱히 이뤄 놓은 것도 없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으며 그렇다고 하고 싶은게 있는 것도 아닌 상태. 결혼은 했지만 원하던 아이는 생기지 않았고 그렇게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즈음 아빠의 치매를 알게 되었고 작년말엔 뇌출혈로 아직도 의식 없이 병원에 누워 계신다. 그저 이겨내야 하는, 결정하고 겪어내야 하는 일들의 연속. 신경정신과를 주기적으로 다니며 상담도 하고 약물치료도 하며 그렇게 지내고 있다. 내가 상상하지 못한 사십대를 그렇게 맞이했고 지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2019.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