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인 인간의 대인관계란

2019. 1. 15. 09:18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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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스킨을 바꾸면서 몇 년전에 썼던 포스팅들을 몇개 보게됐다.

얕은 대인관계와 비사회적인 나 자신에 대한 글을 보면서 요즘의 내가 새삼스러운게 아니었구나 싶다.

나는 처음 보는 사람과 쉽게 어울리긴 하지만 그들과 조금 더 깊은 단계로 가기까진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물론 내쪽에서 아예 차단을 하는 경우도 더러는 있지만 말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올해로 딱 20년이 됐는데(진짜 오래했네;;) 직장동료로 만나 친구가 되어 아직까지 연락하는 사람들은 다섯손가락 안에 드니...말 다했지 뭐;;

사실 이런 좁은 대인관계는 개인적 성향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지만 나는 지극히 내향적인 사람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사회적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지만 반대로 내향적인 사람은 사회적 활동 이후엔 개인의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개인의 시간이란 절친을 만나 수다를 떨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을 뜻한다. 

혼자 카페에 가거나 책을 읽거나 멍때리거나...어쨌든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혼자 멋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한 인간이 내향적인 '나' 이다. 사실 이걸 완벽히 할 수 있는 것은 혼자만의 여행이다. 환경, 사람, 상황 등 모든 조건이 다른 곳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는 시간!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돈과 시간이 허락된다 해도(되지도 않지만) 함께 생활하는 사람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동의가 있다 하더라도 괜한 미안함에 마음이 불편하니 말이다. (그래서 혼자 노는게 미안해 자꾸 나가 놀으라고 종용중이다.)

30년 지기 친구도 일년에 한두번 만나는 '나' 이다. 회사 바로 옆에 사는 언니와 조카도 한달에 한번 볼까말까 하는 '나' 이다. 이런 나를 잘 알거나 이해해주는 혹은 나와 비슷한 이들만이 내 옆에 남아있는 것 같다. 

물론 조금 더 젊었을 땐 관계를 유지하고자 피곤해도 약속을 잡고 싫어도 나가곤 했지만 이젠 그러지 않는다. 조금더 확실하게 말하자면 관계에 집착하지 않게 됐다. 나와 상대가 생각하는 관계의 깊이가 같지 않고 그것에서 오는 섭섭함과 오해들 또한 일일이 풀고 설명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모든 관계는 제각각 다른 질량을 갖고 있으니 그 또한 일일이 신경쓰는게 여간 피곤한게 아니다. 

그래서 정했다.

우선 나에게 주어진 에너지의 최우선순위는 나에게, 그리고 그 다음은 나와 가장 자주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향해야 한다로 말이다. 예를 들어 내가 이 조직을 나가 다른 조직으로 간다면 새로운 조직의 사람들에게 집중할 것이다.

변하지 않는 관계는 없다. 사랑했던 연인도 헤어지면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되고 그저 직장동료일뿐 이었던 이가 연인이 되기도 하며 천륜이라는 부모자식도 여러가지 이유로 등을 지기도 한다. 변하지 않는 관계는 서로가 변하려고 노력해야 유지된다. 다만 나는 그 노력을...나 자신과 지금 현재 내 옆에 있는 이들에게 집중하겠다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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