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3] 목적의 목적, 두개의 얼굴

2019. 2. 23. 23:14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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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전인가...웹에이전시에 들어가며 온갖 플랫폼 서비스를 경험해야만 했다. 덕분에 이 티스토리 계정도 갖게 되었고 얼굴도 모르는 이들과 서로의 삶을 읽으며 소통하는 재미 또한 알게 되어 열심히 글을 올렸던 것 같다. 이후 딜리셔스, 미투데이,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까지 IT계를 떠난 지금까지 습관처럼 아니면 도태되는 것 같은 불안감에 그냥 숨쉬듯 자연스레 그렇게 온라인에서의 나를 존재시키고자 했던 것 같다.

각 플랫폼의 목적에 따라 트랜드에 따라 나 또한 하나의 플랫폼이 되어 다른 모습들로 나를 나태냈었다.
트위터에선 정치적이고 시니컬하게 페이스북은 조금 더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은 오직 ‘나 잘 살고 있어’로 말이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에선 좀 다를까?
글쎄...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어떤 무리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내가 된다.
딸일 때의 나, 누군가의 아내로서의 나, 회사에서의 나, 친구로서의 나, 전 직장동료로서의 나 등등등.
공통된 모습들이 있겠지만 분병 가리고 보여주는 것들이 모두 겹치는 건 아니니 말이다. 어떤 곳에선 숨길 이야기를 어떤 곳에선 열변을 토하며 이야기 한다.
어떤 곳에선 샤이한데 또 어떤 곳에선 리드를 한다.

아주 가끔은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일까 라는 고민을 한적도 있고 지금 내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괴로운적도 있었으나 결국 다 ‘나’였다.
고민할 것도 괴로워할 것도 없다.
목적에 따라 목적된 모습으로 있으면 된다.
메두사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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