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5] 지구별 여행자 - 류시화

2017. 1. 13. 16:34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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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 류시화


삶을 관광객처럼 살 것이냐,
여행자처럼 살 것이냐.


이 답을 찾으려면 인도를 가야하나~
(어디든 놀러다닐 생각 뿐이구만)

 

인도! 도대체 어떤 나라일까?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도 그렇고 이번에 읽은 지구별 여행자도 그렇고 왠지 나도 책속에 나오는 어떤 깨달음을 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인지 읽을 때마다 인도를 가고 싶게 만든다. 책에 나오는 류시화가 만난 사람들은 수도승부터 엽서파는 소녀까지 깨달음을 주지 않는 사람이 없다. 물론 그런걸 잘 캐치하는 류시화의 능력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살아가는데 뭐가 그리 바쁜지 대부분의 일상은 내게 닥친 일들만 마주하며 보낸다. 길가에 핀 꽃, 지나가는 사람들, 하늘의 구름 한점 볼 여유조차 없다. 당장 처리해야 할 것들에만 집중해서 하루를 보내고 그렇게 한달이 되고 일년이 되고 삼십칠년이 됐다.

삶의 딜레마 중 하나가 급한 것과 중요한 것 중 어느 것이 우선인지 하는 것인데, 인도라는 나라는 급할 것도 없고 중요한 거라곤 내안의 ‘신’을 찾는 일 뿐인 것 같아 보였다.

합법적으로 카스트제도가 없어졌다고는 하나 그건 법에서 없어졌을 뿐 실생활에서는 아직도 제도가 이어지고 있는 인도의 현실에서 류시화가 만난 대부분은 천민계급인 수드라에 속한 이들이었다. 하지만 삶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 만큼은 브라만(최상위 계층) 못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이런 일상은 이 곳을 벗어나지 않는 한 바뀌지 않을 것이란 걸 나는 잘 안다. 물론 내 주변을 변화시킬 능력이나 용기가 내게 있다면 참으로 좋겠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그렇다면 나도 인도라는 나라에 간다면 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책 속에 나오는 익명의 여배우가 있다. 사는 것이 무의미하여 세상을 뜨고 싶다는 그녀는 류시화에게 한통의 전화를 하고, 류시화는 인도야 말로 죽기 딱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그녀는 인도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치유를 받게 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정말 인도라는 나라는 죽고 싶은 사람도 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는 곳인걸까?

책 속에 나오는 인도 사람들은 많이 가지지 못했지만 ‘신념’만은 확실히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 주변에(특히 여의도에) 신념 없이 계산에 따라 말을 이리저리 바꾸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 말들은 군중속에 흩어져 없어지는 소음과 다를바 없다. 하지만 신념을 갖고 말하는 사람의 한마디는 울창한 숲을 울리는 메아리처럼 마음에 여운을 남긴다. 아마 류시화 시인이 만난 대부분의 인도 사람들은 그런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것이 신념인지 사기인지 경계가 모호한 사람들도 많이 등장하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나의 신념은 무엇일까?

아...또 괴롭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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