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2016. 11. 22. 16:28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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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극의 형식으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등의 인물들의 대화형식의 희극 소설이다. 대화 형식이기에 내용 이해가 쉬울거라 생각했지만 역시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한 법, 내용 이해는 쉽지 않았다.


 

대충의 줄거리는 이렇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함께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심심하면 말도 안되는 말장난과 비하를 해대다가 다시금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 시키고, 이 와중에 포조와 그의 수발을 드는 비정상적인 럭키가 등장해 또 함께 말도 안되는 장난들을 치다가 이내 퇴장하고 고도를 만났다는 소년이 나타나 고도는 오지 않을거라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고도에게 우리가 기다리고 있음을 전해달라고 한다.

이내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고도를 찾아가야 하는거 아니냐고 다른 곳으로 떠나보자고 말은 하지만 실상 요지부동 그곳에서 고도를 기다리기로 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책을 읽는 내내 나 또한 고도가 언제 등장할지 꽤 기다렸는데, 결국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책은 ’사무엘 베케트가 2차 대전 당시 겪은 피신 생활의 경험이 밑바탕된 것으로, 그가 남프랑스의 보클루즈에서 숨어 살면서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자신의 상황을 인간의 삶 속에 내재된 보편적인 기다림으로 작품화한 것’ 이라고 한다.


 

아마도 베케트에게 고도는 종전과 평화 였을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고도’가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우린 무언가를 기다린다. 그것이 어떤 기회든 사랑하는 연인이든 꿈이든 말이다.

하지만 나도(우리도)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처럼 그저 기다리고만 있는 건 아닐까? 왜 그들은 직접 고도를 찾아나설 생각을,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처음엔 길이 엇갈릴까봐 그랬다쳐도 소년이 고도가 오지 않을것임을 알렸을 때에도 그들의 행동에 변화는 없었다.

그저 우리도 그들처럼 어떤 핑계거리를 찾아 부여잡고 그냥 그렇게 가만히 있는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 나라는 부조리하다며 문제가 많다며 불평은 하지만 정작 나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하려 하고 있나?

내 삶의 목적을 위해, 꿈을 위해 무얼 하고 있나?

결국 나도 기다리고만 있는 건 아닐까?

“감나무 밑에 누워서 홍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는 우리나라 속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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