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이다

2013. 4. 3. 21:18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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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보는 뮤지컬 이던가.
주변에서 너무들 재미있다고 해서 기대감이 컸고 그 큰 기대감이 실망으로 오진 않을까 내심 걱정했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몇 편의 뮤지컬을 봤었지만 ‘아이다’는 그 어느 뮤지컬 보다 스토리 구성도 훌륭하고 볼거리도 많은 뮤지컬 이다.

스토리의 전체적인 맥은 사랑 이지만, 자신의 신분과 정치적 이유들로 인해 그 안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고뇌들을 볼 수 있었기에 배우와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원수 집안간 갈등에서의 비극적 사랑이라면,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전쟁중인 나라간의 갈등속에서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두 주인공 모두 주어진 운명을 수동적으로 살아가는게 아닌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을 자신이 원하는데로 바꿔가는 과정에서 사랑을 찾고 그 대가로 죽음을 맞이한다.

함께 하나의 관에 묻히는 그들을 보며 ‘슬프다’라는 생각보다는 ‘그럼에도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도 죽음을 당한게 아닌, 선택한 죽음을 맞이해서가 아닐까.

 
우리가 목청 높여 외치는 ‘행복’ 또한 ‘주어진 것이냐’,’ 쟁취한 것이냐’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그냥 주어지는 행복은 없다. (당연함이라 생각할 뿐 행복이라 느끼지 못한다.)
나의 어떤 행동(실천)이 필요하다.
단순한 예를 들어, 맛있는 걸 먹고 행복함(만족감)을 느낄때에도 난 그것을 먹기 위해 숫가락을 들고 음식을 입에 넣고 씹는 행위를 통해야만 맛에 대한 만족감이나 포만감을 느낄 수 있듯이 말이다.

또한 불행함을 느껴봐야 비로소 행복함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옆에 당연히 있는 사람들...부모님 형제 친구 동료들.
그들이 옆에 있을 땐 그냥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들이 내 곁을 떠났을때 그들이 내게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 비로소 느끼게 된다.
이와 비슷한 이치라 생각한다.
반대의 그것이 꼭 존재해야만 존재하는 것...철학에서는 이걸 ‘비적대적 모순’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행복과 불행도 비적대적 모순 관계이지 않나 싶다.
그렇기에 그들의 죽음 또한 슬프지 않았던 것이다.
죽음’이라는 것이 그들의 사랑을 더 ‘아름답게’느끼게 해줬으니 말이다.

물론 죽지 않고 함께 오래오래 살았더라면 둘은 더 행복했을지 모르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암네리스가 ‘이 젊은 연인의 죽음으로 전쟁이 끝났다.’라고 했으니 그들의 ‘죽음’은 더 많은 죽음을 막은...아름다운 죽음임은 부정할 수 없다.

아이다와 같은 여러 사람의 목숨을 지킨 사랑이야기가 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전쟁과 핍박의 역사가 깊은 우리나라를 생각해 보면 신분의 대립, 사상의 대립, 민족의 대립 사이에서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들이 많았을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신분의 대립으로 인해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드라마 속에 참 많이 나오긴 하지만...
사상과 민족의 대립 또한 사랑하는 가족조차도 볼 수 없는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으니...그 모양만 좀 달랐다 뿐이지 아이다가 살던 시대와 크게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이다 



장소
디큐브아트센터
출연
소냐, 차지연, 김준현, 최수형, 정선아
기간
2012.11.27(화) ~ 2013.04.28(일)
가격
VIP석 120,000원, R석 100,000원, S석 80,000원, A석 6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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