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9. 9. 08:27ㆍ카테고리 없음

사회생활 20년 넘게 하면서 쉬어본 역사가 없었던 나.
항상 다음 직장을 구하고 그만뒀던터라 오래 쉬어봤자 1-2주 였는데 올해 1월 내게는 상상할 수 없는, 아니지...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내 프리랜서 역사상 가장 높은 단가를 받으며 OO전자의 글로벌 사이트 운영을 하던 중, LG-CNS선배와 연락이 닿았고 선배는 회사내에서 자리를 잘 잡으셔서 내 기준으론 높은 자리에 위치하고 계셨드랬다.
내가 프리랜서 생활중이라하니 불안하게 왜 프리하냐, 소개해줄테니 정규직을 들어가라며 자회사 한곳을 소개해 주셨다.
말씀으론 저스트 '소개의 기회만 주는 것이고 되고 안되고는 너의 몫이다'...라곤 하셨지만 어쨌든 낙하산 아닌 낙하산 인터뷰 였다.
인터뷰는 C레벨 한명과 무슨 팀장이 들어와서 실무관련 질문들을 했다.
C레벨의 질문 중, 이 회사에 온다면 어디까지 성장하길 원하냐길래 나는 '그래도 두 회사에서 각각 5년 2년, 7년의 대표 경험이 있으니 그래도 일반 직원보다는 C레벨이 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냐' 라고 재수없게 대답했는데, 이게 실수였던 것 같다.
나중에 알게된게, 함께 인터뷰에 들어왔던 팀장이 회사 창립멤버로 14년 이상 다닌 사람으로 C레벨을 꿈꾸고 있는 팀장이었는데 어디서 낙하산 타고 온 여자가 본인 앞질러 C레벨 되겠다고 하니 얼마나 재수 없었을까 싶다.
나 또한 재수가 없었던건지 그 팀장의 팀원으로 들어가 인턴 3개월 후 정규직 전환이라 했는데, 팀원으로 있는 동안 업무도 잘 안주고 그러더니만 고객사 핑계를 대며 인턴 3개월로 나를 정리했다.
그것도 인턴 만료기간 2주만을 남긴채 말이다.
마음 같아선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고 할 수 있는 모든걸 하고 싶었지만 선배 체면 생각해서 참았다. (이제와선 왜 참았나 후회 되지만)
좋은게 좋은거다...내가 일자리 여기 뿐이냐, 하며 호기롭게 나온뒤 4개월간 백수로 놀았다 ㅎㅎㅎ
사회생활하며 처음으로 넥스트를 정하지 않고 그만두었고.
처음으로 잘렸고.
처음으로 오랜시간 백수로 지내게 됐다.
그리고 나를 원하는 곳이 없어져가고 있음을 왜 몰랐을까 늦은 깨달음도 얻게 됐다.
항상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많다고 생각하며 대체불가인 사람이 되려고 열심히 했던 '나'인데, 내 노력이 부족했던 것인지 매크로가 그런것인지 둘다가 원인인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계약서를 쓰고 프리랜서를 하고 있는 지금도 나는, 오늘 오후라도 내일 오전이라도 당장 해고될수 있다는 긴장감과 불안감 그리고 어떤 마음의 준비를 하며 --- 이를테면 '해고될 결심'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하고 있는 사이드플잭이라도 열심히 해야하는데 이핑계 저핑계로 뜸들이는거 보면 내가 확실히 좀 루즈해진것 같기도하다.
다시 파이팅 해야 하는데;;; 방법 강구를 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