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힘들었던 오늘의 출근길..

2007. 8. 22. 10:45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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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간의 야근과 철야를 반복하다가 어제 드디어 정시퇴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념으로다가 오늘아침..화장도 신경 써서 해주고 드라이 해놓고 감상만 하던 원피스도 꺼내 입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살아오며 오늘같이 힘들게 출근한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오늘아침 30분 늦잠을 자고도..느긋하게 지하철역으로 갔습니다 ^^;

 

한성대입구...역사에 들어서니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더군요.

충무로 역에서 사고(사람이 자살했다고 하네요ㅡㅡ;)가 나서 당고개 방향으로 지하철 운행이 안된다는 내용의 방송 이였습니다. 저는 어차피 동대문운동장으로 가니 평소와 다름없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죠.

 

사당행 지하철이 역시나 사람을 꽉 채우고 들어옵니다.

오늘도 뒤로 타야겠군…’이라고 생각하는 사이..또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지금 들어온 사당행 지하철은 더 이상 운행을 안하니 모두 내려서 다음 열차를 이용해 달라는 겁니다.

지하철 플랫폼은 사람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잠시 후 오이도행 열차가..역시나 사람을 꽉 채운채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지져스...절대 탈 수 없을 것 같아서 옆으로 비켜서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의도와 상관없이 저는 사람들에 떠밀려 뺑글뺑글 돌면서 지하철에 타게 되었습니다.

플랫폼을 꽉 채웠던 사람들의 3분의 2이상은 모두 꾸역꾸역 탄듯했습니다. (그 중 몇몇은 저처럼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밀려 탔겠죠 ㅋ)


제 오른팔은 다행히 제 몸과 함께 있었지만 가방을 들고 있던 제 왼팔은 사람들 사이에서 주인을 애타게.

안타까운 마음에 왼팔을 힘껏 몸 쪽으로 당겨보았지만 사람들 비명소리만 커질 뿐이었습니다.

...왼팔포기..

 

바로 옆 아저씨 2단 우산을 서류가방에 꽂아 두셨더군요. 길어서 미쳐 다 들어가지 못한 손잡이 부분이 제 옆구리를 사정없이 찔러댑니다. (고마해라..마이 묵었다 아이가 ㅡㅜ)

바로 뒤 아저씨..... 이상한 느낌..오 지져스(디져스)~ 설마 이런 상황에서도 본능에 충실하신 ㅡㅡ;

 

너도나도 위아더월드~ 모두 하나되어 끈적함을 느끼며...그렇게 혜화역-동대문역을 지나 동대문운동장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문이 열리자 이제 뒤에서 밀기 시작합니다. 종종걸음 치는 사이 잠시 헤어져있던 왼쪽 팔을 만나게 되었는데이제 내리기만 하면 되는데..발은 걷고 있는데 앞으로 나가질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유인즉,  뒤에서 누군가 머리를 잡아당깁니다.

다시 보니 머리카락이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던 겁니다. ..무서워 ㅠㅠ

 

우여곡절 끝에 동대문운동장 역에서 내릴 수 있었습니다.

예쁘게 드라이 해놓았던 원피스는 떨이상품 바로 사서 입은 것 마냥 꾸깃꾸깃 해졌고 정성스레 드라이했던 머리는 산발이 되어있었으며 팔 여기저기는 긁힌 자국이, 아침에 정성스레 화장한 얼굴은 땀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맘 같아선 지하철 타기 전, 후 사진을 찍어 올려보고 싶네요 어흥~

 

놀란 마음 진정시키며 2호선으로 갈아 탔습니다.

너무나도 앉고 싶었습니다. 원래 좌석본능이 강하긴 하지만 시달리며 온 탓에 몸 여기저기가 맞은 것처럼 쑤시더군요. 그래서 좌석레이더를 세우고 띠디디디디♬

앞에 여자분..책을 열심히 보는걸 보니 아마도 학생인 듯 했습니다.

한양대쯤에서 내리겠군 생각했죠. (놀라운 추리력) 우하하하하~

역시 정확했습니다. 한양대역에서 일어나더라고요. 앉기 위해 원피스를 정리하는 사이 누군가의 가방이 날라오더군요.


어떤 아줌마야라고 생각했는데.. ‘어떤청년이더이다. 한눈에 봐도 저보다 몇살은 어려 보이는 팔팔한 청년 이였는데, 그냥 앉는 것도 아니고 가방을 던질 줄이야~

 

눈치채지 못하게 째려봐주다 다행히 몇 정거장 가지 않아 자리가 생겨서 앉아서 왔답니다.

 

..오늘아침 정말 힘이드네요.

아직도 몸 여기저기가 쑤셔요~

전투적인 출근길..퇴근길은 무사해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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