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개인주의자 선언

2019. 1. 10. 11:03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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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문윤석 이라는 현직판사인데, 솔직히 정치도 잘 모르는 내가 판사를 잘 알아서 읽었겠는가.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었고 손석희 앵커의 추천문구가 있었으며 무엇보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책의 서두는 작가의 개인적 성향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나라에서 ‘개인주의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녹녹치 않은지에 대한 이야기로, 말미는 본인이 직접 판사를 하며 겪고 느꼈던 다양한 인간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왜 개인주의자인가. 이 복잡하고 급변하는 다층적 갈등구조의 현대 사회에서는 특정 집단이 당신을 영원히 보호해주지 않는다.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전략적으로 연대하고, 타협해야 한다. 그 주체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 개인이 먼저 주체로 서야 타인과의 경계를 인식하여 이를 존중할 수 있고, 책임질 한계가 명확해지며, 집단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에게 최선인 전략을 사고할 수 있다.”

개인주의자, 제목을 보면서도 들었던 생각은...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점이 무엇일까? 이었다. 그래서 찾아봤다.

개인주의는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이 어떠한 식으로든 우선한다는 사상’ 이고 이기주의는 ‘자기만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한다.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이 우선이라는 의미는 서로 결부되지만 ‘자신만의 이익 우선’ 이라는 부분에서 개인주의냐 이기주의냐로 갈리는 것 같다.
그럼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는 대충 패스하고!

작가가 말하는 개인주의는 무엇일까?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이 우선한’ 이라는 뜻보다는 내가 속해있는 국가나 사회안에서 ​개인과 타인의 경계를 확실히 인식하고 급변하는 사회와 집단에 휘둘리지 말길...그리고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연대하고 타협하는 것이라 한다.

사실 가장 어려운 것이 ‘주체’가 되는 것 아닌가? 요즘 베스트셀러 제목들만 봐도 그렇다.
자존감 수업, 미움받을 용기,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 등등등...이 책들의 내용은 객체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체로 살아라 또는 객체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해 라고 말한다.

그래서 작가가 말하는 ‘주체’가 되라는 숙제는 풀기가 힘들거나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나와 타인의 경계를 인식하는 것, 합리적 판단을 하는 것, 연대하고 타협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 주체가 되는 방법을 고민하기 보다 내가 어떤 상태일때 행복한지를 아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반대로 내가 어떤 상황이거나 상태일때 불편하다거나 불행하다 느끼는지 아는 것, 그래서 그 상태를 인식하는 것 또한 방법일 것이다.

내가 불편한 상황은...내가 지극히 개인주의적 인간이어서 일때이다. 큰 조직에선 이런 나의 성향이 수많은 타인들에 의해 묻히기도 하고 들어날 일도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개인의 성향보다는 업무성과가 우선이어서 일수도 있다. 어쨌든 조금 더 작은 규모의 조직에서는 또한 ‘함께’가 중요한 조직에선, 개인의 성향이 중요하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은 나는 시간이 갈수록 소심해지고 조심스러워지며 외향적 인간으로 비춰지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써왔다. 그런데 이건 진짜 내가 아니니 힘들 수 밖에.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들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고민해야 한다. 내성적인 이들도 외향적인 이들과 마찬가지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지만 적절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행복을 느끼는 체질인 것이다. 미각이 지나치게 예민해 강한 맛의 음식에는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이런 차이를 인정해주지 않고 무조건 집단이 요구하는 술 잘 먹고 윗분 잘 모시고 분위기 잘 띄우는 씩씩한 전사로 거듭날 것을 강요하는, 그래야 어른 되었다고 취급하는 문화 속에서 예민하고 내향적인 사람들은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함부로 간섭하지 않고 배려하는 성숙한 개인주의 문화의 사회라면 이들고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개인의 성향을 바꾸려 하기보단 제대로 알고 이해해주는 톨레랑스가 필요하다. 우선 내 자신에 대한 톨레랑스부터 실천해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힘들었던 건 타인을 실망 시키기 싫은 ‘착한사람 컴플렉스’와 인정받고자 하는 ‘인정욕구’의 꼴라보 때문이었으니깐;
이젠 나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그로 인해 생길 오해와 불편함은 감수하고자 한다.

​만국의 개인주의자들이여, 싫은 건 싫다고 말하라. 그대들이 잃을 것은 무난한 사람이라는 평판이지만, 얻을 것은 자유와 행복이다.

옳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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