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8] 변신.시골의사

2017. 1. 13. 16:46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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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시골의사


나 어제 이거 좀 읽다가 잤는데...꿈자리 어마무지하게 뒤숭숭함;

 

이 책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난감하다.

프렌츠 카프카의 책이 난해 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정도 일줄은 몰랐다.


 

변신은 가족의 빚을 갚기위해 가장 노릇을 하고 있는 ‘그레고르’라는 이름의 청년 이야기 이다. 아니...청년이 하룻밤 사이 벌레로 변신한 이야기 이다.


 

나이가 들어 일자리를 잃고 하루하루 살만 늘어가는 아버지, 몸이 약한 어머니, 나이 어린 여동생, 거기에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생긴 빚까지.... 그가 떠안아야 하는 짐은 무겁디 무거웠고 빨리 모든걸 털어버리고 싶기만 한데...그러기 위해선 빨리 일어나 출근 준비를해야 하는데 몸은 일으켜 지지가 않는다.

그 이유는 자신이 벌레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은 당황했고, 애써 보살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의 삶은 어려워져 갔다. 이내 아버지는 직장을 구했고 어머니는 삵바느질을 시작했으며 여동생 또한 직장을 구해 삶을 이어 나간다. 밥벌이도 못하고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의 존재는 벌레 보다도 못한게 되어갔고 결국 가족의 외면으로 죽게된다. 가족들은 짧은 애도 기간을 끝으로 큰 희망을 안고 집을 떠나 자신들의 삶을 찾아 기차에 몸을 싣는다.


 

그리하여 전체를 타고 교외로 향했다. 그들은 좌석에 편안히 뒤로 기대고, 장래의 전망에 대해 논의 했는데 좀더 자세히 관망해 보니 장래가 어디까지나 암담하지마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은 서로 전혀 상세히 물어보지 않았던 세 사람의 직장이 썩 괜찮았으며 특히 앞으로는 상당히 희망적이기 때문이었다.  (중략) 그들이 그렇게 환담하고 있는 동안 잠자 씨와 잠자 부인은 점차 생기를 띠어가는 딸을 보고 거의 동시에 딸이, 이즈음 들어 워낙 고달프다보니 두 뺨이 창백해지기는 했건만, 아름답고 풍염한 소녀로 꽃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그리하여 그들의 목적지에 이르러 딸이 제일 먼저 일어서며 그녀의 젊은 몸을 쭉 뻗었을때 그들에게는 그것이 그들의 새로운 꿈과 좋은 계획의 확증처럼 비쳤다.


 

아들이 있을때도 할 수 있었던 일들을 그들은 하지 않았고 그동안 자신들의 위해 희생한 아들을 벌레보듯(벌레로 변한건 맞지만) 대하며 그를 죽이려 모의 했고, 끝내 죽으니 홀가분하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가뿐하게 그 곳을 떠난다.

책에선 ‘아들’의 모습이었지만 한편 우리들 ‘아버지’의 모습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오다 퇴직을 하고 경제활동을 못하게 되면서 가족에게 소외되는, 그간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위해 가족과의 시간 보다는 밖에서의 시간이 많아 가족과 어울리는 방법조차 몰라 겉도는 아버지들의 모습 말이다.


 

우리 아빠도 그러지 않나...라는 생각, 내가 그레고르의 가족과 다를게 뭐가 있나 라는 생각에 내 자신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빠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반평생을 한 직장에서 열심히 일했다. 물론 가족과의 화목한 시간이란 그리 많지 않았고 우리 아버지들이 그러하듯 살갑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우리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표현 방법을 모르고 쑥스러워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식된 입장에서도 학습되지 않은 표현이 자연스러울리 없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살갑게 말 한마디 건네는게 쉽지 않으니 말이다.

부모님에 나에게 해준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와 생각해 보면 그 얼마나 천벌 받을 생각인가 싶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먹고 싶은것, 갖고 싶은걸 누리며 살지는 못했지만 따뜻한 집에서 매끼 따뜻한 밥을 먹고 학교도 어렵지 않게 다녔으며 원만한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이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어릴땐 알지 못했다.

이런 감사함을 어떤 방법으로든 표현을 하며 살아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


 

책에선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했다 했지만, 어쩌면 그건 가족이 바라보는 그레고르의 모습이었을 지도 모른다. 다만 그레고르는 경제능력을 읽은 그들의 ‘가족’이었을 텐데 다른 가족들에겐 일을 할수 없는, 밥만 축내는 그레고르가 괴물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 누구도 절대적으로 희생해야만 하는 법은 없다. 그게 아빠였든 엄마였든 또 누군가였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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