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 티티새 - 요시모토 바나나

2017. 1. 13. 16:13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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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새 - 요시모토 바나나


스무살의 뜨겁고 찬란한 여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시소 타듯 신나고 또 위험하게 넘나드는 츠쿠미.
누구에게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아련하면서도 강렬한 ... 돌아갈 수 없기에 더 애틋한 한때가 있으리라.
내가 보내온 수많은 계절과 더 수많은 날들 속에서 가장 뜨겁고 강렬했던 때가 언제였던가...

 

책은 마리아라는 여자 아이의 눈과 마음으로 보는 사촌동생 ‘츠쿠미’의 이야기 이다.

아니, 어쩌면 마리아와 츠쿠미의 가장 찬란했던 여름의 이야기이다.


 

마리아와 츠쿠미의 많은 추억이 담긴 바닷가에 위치한 야마모토야 여관, 이곳은 츠쿠미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고 마리아가 엄마와 몇년 간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마리아는 아빠, 엄마와 함께 도쿄로 떠나지만 20살 여름방학을 이곳에서 보내게 된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마리아와 츠쿠미의 20살 여름방학, 바닷가에 위치한 야마모토야 여관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역시 요시모토 바나나의 묘사력은 뛰어난 것 같다. 묘사 하나하나를 음미하고 있자니 글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내가 꼭 그곳에 있는 착각마저 일었다.

그래서 일까… ‘나의 찬란했던 한때’는 언제였던가 더듬어 보게 됐다.

매 순간이 찬란했던 것 같기도 하고 찬란한 적이 한순간도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찬란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빛이 번쩍거리거나 수많은 불빛이 빛나는 상태이다. 또는 그 빛이 매우 밝고 강렬하다.”라고 한다. 나 자체 만으로 반짝반짝 빛나던 때, 바로 그때를 ‘인생의 봄날’이라고도 하지 않던가.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20대가 인생의 봄날, 반짝반짝 빛나는 찬란한 순간일 것만 같은데 나의 20대를 돌아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나름은 가장 치열했고 한없이 불투명했으며 여러가지로 혼란스러웠던 20대를 보냈고, 30대에 접어 들어서야 조금은 노련해지고 또 조금은 타협도 할 줄 알게 되었으며 적당히 포기도 할 줄 알게 되었다. 이 말의 뜻은 20대 보다는 30대 후반을 향해가고 있는 지금에야 내 인생을 그리고 삶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지극히 20대에 비해서 이다. 지금도 인생과 삶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고 배워가는 단계이므로)

무엇도 모르고 지내던 바보 같을 정도로 순수했던 시절이 봄날 일수도 있지만 그때가 봄날 이었다는걸 아는 지금이,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또다시 봄이 온다는 걸 아는 지금이 진짜 봄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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