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9] 심야 라디오 - 오가와 히토시

2017. 1. 13. 16:10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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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라디오 - 오가와 히토시

텔레비전에 채널이 네개 뿐이던 시절, 오후 5시는 돼야 방송이 시작되고 밤 12시면 애국가와 함께 방송이 끝나던 시절 많은 사람들은 라디오를 들었다. 하지만 종일 방송이 시작되고 수십개의 채널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라디오 보다는 텔레비전을 더 가까이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까? 요즘 사람들은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익숙치 않다.

텔레비전엔 현실과 동떨어진 드라마속 주인공들이 나와 동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지만 라디오에선 내 주변(어쩌면 나일 수도 있는)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라디오는 텔레비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이 책 또한 그렇다.


분노, 질투, 용기, 꿈 등을 일상적이고도 철학적으로 풀어내고 있지만 실은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누구나 한번 쯤은 느껴봤을 감정과 고민에 대한 우리들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책의 부재가 ‘지금, 철학이 필요한 밤’ 인 것처럼 깊이 생각해 보면 가벼이 할 주제는 하나도 없다.

제목 ‘심야 라디오’처럼 매일 밤 잠들기 전 나의 하루를 정리하며, 오늘 하루 나를 힘들게 했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그에 맞는 사연(?)을 찾아 한 단락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철학에 대한 책을 보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일상’ 이다.

이 세계에 내던져진 이상 ‘삶’을 영위해 가야 하고, 그 삶이란 수많은 일상들이 모여 이루어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나를 포함하여) 세계에 내던져진 그대로 ‘할 수 없이’ 사는 것 같다. 왜 내가 여기에 있는지 여기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사유하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수 많은 철학자들은 너희들의 일상 그리고 삶에 대해 당연하다 생각하지 말고 왜 그런지 질문하고 답을 찾으며 살라고 하는게 아닐까 싶다.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라디오 처럼
어쩌면 철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의 '일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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