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8] 겨울 일기 - 폴 오스터

2017. 1. 13. 16:08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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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일기 - 폴 오스터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삶을 심도있게 통찰한 회고적 성격의 소설 이다.

작가 자신의 삶 전체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이 느꼈던 감각적 경험을 ‘당신’이라는 2인칭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두 가지 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졌다.

첫 번째는 요즘 열네 살의 철학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것이었고, 두 번째는 “작가의 경험이 작가만의 경험일까”라는 것이었다.

글 속에 나(작가)는 아기, 청소년, 청년, 중년, 노년의 모습과 어떤 사건들을 순서 없이 나열했지만, 다시 말해 나는 시간의 흐름 또는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어린 아이가 됐다가 노인이 됐다가 다시 청년이 됐다가를 반복 하며 변했지만 ‘나’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나의 몸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나의 가치관은 경험과 사유를 통해 변할 수 있지만 ‘나’ 또는 ‘자기 자신’은 몸이 늙어가도 가치관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

작가 역시 많은 경험을 통해 어떤 부분은 변하고 달라졌지만 ‘그 자신’은 변하지 않았다.


 

책 속의 ‘당신’은 죽음을(직/간접적으로) 대면하기도 했고 성적 쾌락에 빠져 보기도 하며 슬픔과 기쁨 두려움과 행복 등 삶을 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과 감성을 여러 사건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무엇하나 나와 동떨어진 경험은 없다.

누구나 한번은 죽음을, 사랑을, 분노를, 배신을, 슬픔을 느끼며 살아간다.

다만 그 경험적 사건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두려움일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 태어나면 당연하게 맞이하게 될 숙명과도 같은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내가 태어난 건 당연하다 생각하면서 내 죽음에 대해서는 왜 두려워 할까? 아마도 죽음 후의 세계를 몰라서(죽은 이가 우리에게 사후 세계를 들려줄 수 없으니 말이다)가 아닐까?

어쨌든 우리가 이 세계에 태어난 이상 언제가는 죽는다. 그 언젠가가 언제인지를 모를 뿐이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알 뿐이다.

책 속의 ‘당신’도 예순의 나이를 ‘인생의 겨울에 들어섰다’라고 했듯이 말이다.

어쩌면 겨울은 계절의 마지막이 아니라 ‘봄’을 맞이하기 위한, 계절의 시작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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