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 에쿠니 가오리, 가쿠타 미츠요, 이노우에 아레노, 모리 에토

2016. 11. 22. 13:19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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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 에쿠니 가오리, 가쿠타 미츠요, 이노우에 아레노, 모리 에토 
 

네 명의 작가가 음식(요리)에 관련된 각각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함께 식사한다’ 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먹는다' 는 것은 생명을 이어가는 중요하고도 원초적인 행위이지만 '함께 먹는다' 는 것은 관계를 이어가는 주요한 의식 같다.

우리는 혈연에 기초를 둔 '가족' 이라는 단어를 '식구' 라는 단어로 대체해 쓰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가족 만큼 가깝다는 뜻일 거다.

또한 국어사전에서는 식구를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 이라고 정의했지만 어쩌면 식구는...아니,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지도 모른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유한 정서 중 하나가 ‘정’ 이라는 것인데 정 중에서도 ‘밥정’ 이라는 말이 있다. 함께 마주앉아 밥을 먹으면서 쌓이는 ‘정’ 또한 깊다는 뜻이다. 그러고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먹고 싶지 불편한 사람과 밥을 먹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이 나이든 우리와 밥을 같이 안먹으려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학창시절만 봐도 친한 친구와 얼굴을 맞대고 도시락을 먹고 손잡고 매점으로 달려가 떡볶이를 먹지, 불편한 선배와 밥을 먹거나 매점을 가진 않는다.


이렇듯 함께 먹는다는 것은 그저 에너지를 보충하고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행위에서 그치는게 아닌 인간이 사회(가족, 학교 등등)라는 조직에서 식욕 이상의 이성적 감성적 욕구를 채우는 활동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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