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014. 2. 28. 10:28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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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괴테의 소설로도 유명하지만, ‘베르테르 효과’로도 유명하다.

이 소설은 괴테가 친구 케슈너트의 약혼자 샤로테를 사랑하게 되면서 겪은 실연과 대학친구 였던 예루잘렘이 유부녀에게 실연당해 자살한 사건을 소재로 쓴 작품이다.

당시 이 소설은 새로운 장르였고 소설 속 베르테르에 공감한 젊은 세대들의 자살도 유행했다. 그 이유로 지금은 연이은 자살들을 일컬어 ‘베르테르 효과’라 부르고 있다.


 

베르테르는 젊은 변호사로 어머니의 유산상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에 오게되고, 마을의 파티에서 로테를 본 베르테르는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곧 그녀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녀의 결혼과 함께 베르테르는 먼곳으로 떠난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시 그녀의 곁을 찾지만 그녀를 가질 수 없음에 그녀의 삶에 자신의 자리는 없음에 괴로워 하다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처음 파티에서 로테를 보고 매일매일 그녀를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게 가장 큰 행복이었던 베르테르의 감정과 정신은 건강했다.


 

“우리들 인간은 흔히”하고 나는 말문을 열었네. “즐거운 날이 아주 적고, 좋지 않은 날이 많다고 불평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그것은 옳지 않다고 믿습니다. 우리들이 늘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그날그날 마련해 주시는 행복을 받아들인다면, 만일 나쁜 일이 닥친다 해도 우리들은 그것을 견디어 낼 힘을 넉넉하게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베르테르는 주어진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살면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러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 게으름을 따르기 때문이고 이걸 다스를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면 모든일은 잘 풀릴 것이라고도 했다.

이랬던 베르테르가 왜 자살을 택했을까?

일단 그가 로테의 약혼자 알베르트에 자살에 대해 언쟁을 벌이며 한 말이 있다.


 

“육체에 병이 침투해서 체력이 다 소진되어 버리고, 몸이 아무런 기능도 발휘하지 못하게 되어서 다시는 일어날 수 없고, 어떤 요행스런 치료를 한다해도 다시 소생할 가망이 없을 때, 우리는 그것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부르지 않나. 그런데 친구, 그것을 정신에다 적용해 보기로 하세! 인간의 마음이 차차 폐쇄적이 되어 가는 경우를 생각해 보게나. 인상에 큰 영향을 받고, 굳어진 관념에 속박되고, 결국에는 점점 커져 가는 열정이 일체의 냉정한 사고력을 빼앗아 가서 그 사람을 파멸시켜 버리게 되는 것일세. 침착하고 분별이 있는 사람은 그 불행한 사람의 정신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테고, 충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마치 건강한 사람이 병자의 머리맡에 서 있어도 자기의 체력의 만분의 일도 병자의 몸에다 불어넣어줄 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


 

베르테르에게 ‘자살’은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그걸 선택한 자에겐 최선의 선택일 수 밖에 없는 것이었고 그 자신 또한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때 이를 선택하게 된 것은 아닐까?

그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또한 자신의 행복논리에 빠져서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 자신과 비교하도록 만들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행복이나 불행은 우리가 자신을 무엇과 비교하느냐 하는 데에 달려 있는 것이라네. 따라서 고독보다 더 위험한 것도 없지.


 

왜냐하면 그는 알베르트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그렇게 위험하다던 고독의 늪에 빠져버린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런 자신을 그 또한 두려워 했다.

편지로 친구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했고 걱정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감정에 너무나도 충실했다.

아니, 너무 얽메여 있었고 너무 취해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나의 감정이 나의 유일한 자랑거리이며, 또 모든 힘, 모든 행복, 모든 슬픔의 원천이라네. 아아, 내가 아는 지식은 다른 사람들도 다 알 수 있는거야---하지만 나의 감정은 오로지 나 혼자만의 소유라네.


 

왜냐하면 그가 소유하고 싶었던 것은 로테였지만 소유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의 감정 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더 깊은 고독의 늪에 빠졌다.


 

장막을 쳐들고 그 속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러면 모든 것은 끝난다! 그런데 왜 주저하고 미루는가? 그 안이 어떤 곳인지 모르기 때문이며, 다시는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고, 확실히 모르는 곳에는 아마도 혼란과 암흑이 있으리라고 짐작하는 우리들 정신의 특성 때문이라네.


 

얼마나 고독하고도 외로웠을까...

이미 자신의 감정에 지배된 그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태...그가 알베르트와의 설전에서 말했던 ‘자살’ 말고는 할수 있는게 없었던 것이다.

바로 그 자신이 말했던 인간의 본성인 게으름을 따른 것이다.


 

만약 그가 로테와의 사랑을 완성했다면 그는 행복했을까?

그 행복은 영원 했을까?

이 또한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갖고싶은 것을 가졌을때의 인간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저기 저런 작은 숲이 있구나! 저 숲속 그늘로 헤치고 들어갔으면! 저기가 산꼭대기로군. 저 위에서 넓은 세상을 한번 내려다보았으면! 연이은 언덕과 정다운 골짜기들! 아, 저 속으로 들어가 보았으면! 그래서 나는 급히 달려가 보았네. 그리고 내가 원했던 것은 찾지 못한 채 되돌아왔었지. 아아! 미래라는 것도 멀리 떨어진 곳과 같은 것일 테지! 어렴풋한 하나의 커다란 전체가 우리들 마음속에 놓여있는 것이라네. 우리들의 감정은 우리들의 환성처럼 그 속에 잠기고, 우리들은, 아아! 우리의 전 존재를 내던지고 오직 단 하나의 위대하고 거룩한 감정이 주는 일체의 기쁨으로 자신을 가득 채우고자 애태우는 것이네---그러나 아아! 허겁지겁 목적지로 뛰어가 보면, 그곳이 이곳이 되어 버리면, 모든 것이 전과 마찬가지가 되어 버린다네. 우리들은 여전히 불쌍하고 편엽한 존재로 남아 있고, 우리의 영혼은 놓쳐 버린 한 모금의 청량제를 다시 갈망하게 되는 것이네.


 

갖고 싶은 갈망은 환상이고 이걸 가지게 되면 그 환상은 소멸된다.

그리고 또 다른 것을 갈망하게 된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불같은 사랑의 감정이 왜곡되고 그를 고독의 늪으로 빠지게 하면서 그는 모든 이성을 놓은 듯 하다. 이게 사랑의 힘인 것인지 인간 감정의 한계인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성적 판단을 한다는 것은 때론 가능하고 때론 불가능한 것 같다.

그것이 불가능해지는...내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없는 단계는 어느 단계일까.

이 또한 베르테르가 말했던 죽음...그 안이 어떤 곳인지 모르기 때문이며, 다시는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고, 확실히 모르는 곳에는 아마도 혼란과 암흑이 있으리라고 짐작하는 것과 같이 그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게 아닐까.


 

자신을 통제하는 것 만큼 어려운게 없는 것 같다.

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또한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자신을 잃어버리게 된 ‘슬픔’이 아닐까 생각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출판사
민음사 | 1999-03-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불멸의 작가 괴테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갖가지 문화행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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