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여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경찰청은 25일 “자기 방어능력이 약한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어 여성이 피해를 당할 우려가 큰 장소와 시간대를 골라 경찰력을 집중 배치하는 등 방범활동을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밤늦게 귀가하던 항공사 여승무원들이 잇따라 살해되고, 봄을 맞아 대학 신입생 및 회사 신입사원 환영회가 밤늦도록 열리면서 심야에 여성을 노리는 강력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24일 새벽 1시쯤 대전에서는 여성 김모씨(28)가 괴한 3명에게 납치돼 2시간여 만에 가까스로 풀려났다. 김씨는 회식을 마치고 귀가, 아파트 노상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다 납치돼 현금 등 25만원 상당을 빼앗겼다.
지난 8일 새벽 3시20분쯤에는 귀가하던 경기 김포시 김모씨(42·여)가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곽모씨(29)와 전모씨(33)에게 납치돼 현금을 빼앗기고 성폭행당했으며 나체사진까지 찍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발생한 노상강도 46건 중 절반에 가까운 45.6%(21건)가 오후 11시와 다음날 새벽 3시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드러나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어왔다.
서울경찰청은 이날부터 각 지구대와 형사·교통·보안요원뿐 아니라 집회·시위에 동원돼왔던 기동대와 방범순찰대 인원을 여성범죄 취약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대대적인 검문을 벌이기로 했다.
〈오승주기자 fair@kyunghyang.com〉
‘무서운 세상’ 호신용품 불티
김보미기자 bomi83@kyunghyang.com
ㆍ여성·어린이용 경보기 등…최근 1주일새 판매량 급증
온라인 쇼핑몰에서 호신용품 판매가 부쩍 늘었다. 경기 군포시 부녀자 연쇄 살해 사건 이후 여성들의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일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강호순씨(38) 검거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5일 이후 1주일간 호신용품이 하루 평균 370여개 팔렸다. 직전 1주간의 하루 평균 판매량에 비해 60% 정도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45% 증가했다.
특히 여성들이 구입한 비율이 65%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여성구매 비율(40%)보다 대폭 높아졌다.
또 다른 오픈마켓인 G마켓에서도 최근 1주일간 330여개의 호신용품이 판매돼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40% 정도 증가했다. GS이숍의 호신용품 매출도 지난달의 2배로 늘어났다.
온라인몰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호신용품은 핸드백이나 주머니 등에 넣어 다닐 수 있는 호신경보기다. 이 경보기는 위험 상황 발생 시 누르면 100㏈ 이상의 경보음이 울려 주변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제품이다.
또 최대 4m까지 발사되는 호신용 스프레이는 립스틱만한 크기로 휴대가 간편해 인기다. 이 밖에 강철 삼단봉과 아이들 가방에 달 수 있는 인형 모양의 경보기 판매도 급증했다.
호신용품과 함께 집 안팎에 설치하는 방범용품 구매도 늘었다. 폐쇄회로(CC) TV와 같은 모양의 모형 감시카메라와 도어경보기, 번호형 자물쇠 등의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
<김보미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