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2013. 4. 3. 21:18Review

반응형

난 이상하게 고양이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그들의 도도함과 깔끔함(나에게 없는 것)이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책 제목에 ‘고양이’만 들어가면 일단 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말이다. 
이 책 역시 ‘고양이’때문에 구매를 했는데, 동화 같은 착한 스토리와 컬러풀한 일러스트 덕분에 두시간만에 완독을 했다.
책속에 나오는 동물들을 보면 그들만의 특징이 있는 것 같다.
강아지는 순진하고 순하며 의리있는 동물로, 고양이는 자존심 세고 독립적인 동물로 주로 표현되는 것 같은데, 이 책속의 고양이들 역시 그러했다.
다른게 있었다면 고양이 무리의 ‘조직성’ 이었다.
아마도 내 신상의 어떤 상황(갑자기 팀의 수장이 된)으로 인해, 그 부분이 더 눈에 들어왔을지도 모르겠다.

대강의 내용은, 비행 중 무리를 잃은 켕가 라는 이름을 가진 갈매기... 설상가상으로 배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온몸을 덮어쓴 채로 제대로 날수도 없었지만 마지막 생명의 힘을 다해 날아올라 불시착 한 곳이 검은 고양이 소르바스의 집이었다. 
알을 낳기 직전이었던 갈매기는 죽어가는 순간에 소르바스에게 세가지 약속을 다짐 받았다. 알을 먹지 말아줄 것과 알을 잘 부화시켜 줄것 그리고 아기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줄 것. 
소르바스는 급한 마음에 모든 약속을 하고 갈매기를 살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른 고양이를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5마리의 고양이들이 모이고 이들은 “이 항구에서는 고양이 한 마리의 문제가 곧 항구 고양이 전체의 문제니까”라며 켕가와 소르바스의 약속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들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었던 건 ‘우리는 하나’라는 자신들을 하나의 공동 운명체로 묶은 것이고 공동의 목표가 있었으며, 각자의 역할 분담이 확실했다. 그들은 매일같이 목표를 상기 시켰고, 각자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하고 모든 것을 그 안에서 공유하며 다음 단계를 생각했다.
건강한 조직도 이런 모양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의 동의로부터 시작이 되면 너무 좋겠지만 첫 시작부터 그런 마음을 먹기란 쉽지 않다. 일단 목표가 확실해야 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그 과정들 속에서 충분한 소통과 공감이 이뤄져야 하며, 이런 시간들이 쌓이면 비로소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팀을 어떻게 꾸려갈지를 두고 많은 고민과 생각을 거듭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대강의 그림과 방향이 잡혔다.

우선 팀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루기 위한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지속적으로 이야기(소통)하며 방향을 잡아간다면 모두가 하나에 ‘집중’하게 될 것이고 그 하나를 함께 이야기 하면서 ‘우리’라는 끈적한 무언가가 만들어 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우리는 내게 많은 애정을 쏟으며 돌봐왔지. 그렇지만 너를 고양이처럼 만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단다. 우리들은 그냥 너를 사랑하는 거야. 네가 우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아. 우리들은 네 친구이자, 가족이야. 우리들은 너 때문에 많은 자부심을 가지게 됐고,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좋겠구나. 우린 우리와는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아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지. 우리와 같은 존재들을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야. 하지만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인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런데 너는 그것을 깨닫게 했어. 너는 갈매기야. 그러니 갈매기들의 운명을 따라야지. 너는 하늘을 날아야 해. 아포르뚜나다, 네가 날 수 있을 때, 너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네가 우리에게 가지는 감정과 우리가 네게 가지는 애정이 더욱 깊고 아름다워질 거란다. 그것이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의 진정한 애정이지.

다른 환경에서 몇십년을 살아온 사람들이 모여 ‘하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라는 끈적함을 느끼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함께 이야기하며 또 함께 넘어지고 일어서는 과정들 속에서 나와 다른 존재나 나와 다른 생각을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인정할 수 있을 때 ‘우리’라는 끈적함을 베이스로 ‘하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저자
루이스 세뿔베다 지음
출판사
바다출판사 | 2011-03-2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주인공 고양이 소르바스와 갈매기 켕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