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

2016. 11. 8. 09:41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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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한단다.

요즘의 현대인들은 어느 정도의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고도 하던데,

지난번 전 직장 동료들과의 만남 이후 내 자신의 상태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 보게 되었다.

항상 나의 관심사는 나 이외의 것들을 향해 있었던 것 같다.

정작 중요한 나는 돌아보지 못하고 있었던....

 

워낙에 기질 자체가 상큼발람함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운전하며 욱하는 횟수도 늘었고 대화 속에서 좌절하고 좌책하는 일도 잦아지고 또한 작은 위로와 관심에도 이유없이 눈물이 나는 증상이 생각보다 오랜시간 이어지고 있다는 걸 비로소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주 회사 근처 정신상담의원에 전화해 예약을 하고(4일간 예약이 꽉 차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어제 저녁 첫 상담을 받고 왔다.

 

상담을 원했던 가장 큰 이유는, 원인을 찾고 싶어서였다.

눈물이 나고 화가나고 짜증이 나는 것들은 현상들일 뿐, 분명 본질적인 어떤 근본원인이 있을 건데...그걸 도저히 혼자는 찾아낼 수 없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자 용기내어 갔는데...정신과는 또 처음인지라...적지않게 긴장은 되더라는.

 

우선 간호사 언니가 건네 준 타블렛PC로 60개 문항에 내 상태에 대한 답을 하고,

선생님 면담을 들어 갔는데...

참으로 웃기지...

앉자마자 눈물이 흐르는 건 왜야.

언제 봤다고...무슨 말을 했다고.

이게 내 상태를 일면적으로 보여주는구나 싶었다.

 

우선 상담은, 지금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 부터...나의 개인적 상황, 과거의 힘들었던 이야기 등등을 두서 없이 이야기 하며 진행됐다. 그리고 나는 내내 울고 있었다.

 

암턴, 의사의 소견은 우울도의 수치는 꽤 높다고 했다. 이 정도면 일상생활이 힘든 정도라는데 결과치고는 난 일상생활을 참 잘도 버텨내고 있구나 싶다.

또한 내 어깨에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고 이런 힘든 상황을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해서 더 답답 할 거라는.

어쨌든 지금의 힘든 여러가지 이유들 중 정말로 힘든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한다.

우선 항우울제를 좀 먹고 평정심이 찾아진 뒤 다시 상담을 하고 그 근본원인을 찾아보기로 했다.

 

약기운인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느 정도 해서인지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어쨌든 내 발로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병원을 갔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칭찬하며, 좋아질거란 긍정적 기대를 가지고 꾸준히 상담을 받아보는 걸로.

또한 내가 무얼해야 행복해질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삶의 목표와 이유는 행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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