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 4개월째...지금 나는.

2013. 2. 8. 10:27Bon voyage/Japan 2012-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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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장기 출장으로 도쿄 인근 사이타마에 와있다.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는 사진 편집 디자인을 하는 곳인데 우리의 파트너사 라이프 스튜디오(www.lifestudio.jp)가 일본에 있어 이곳 교육을 받으러 와있다. (사실 파트너사라기 보단 같은 회사인데, 디자인실만이 한국에 있는 거다.)


작년 10월말에 들어와 새로운 점포 인테리어를 한달정도 함께 했고, 본격적인 교육은 11월 말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한국 사람들과 지내고 있어 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그만큼 일본어는 전혀 늘지 않는게 조금 아쉬운 부분이랄까.

그래도 일본 직원이 80%정도 되고 한국인 직원들도 일본어를 잘하니 일본 직원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나는 늘 귀머거리에 벙어리가 되는...자연스레 조신해지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이제 이곳 생활도 4개월 째로 접어들었다.

함께 사는 언니가 일본어를 잘해서 사는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지만, 또 언니가 없으면 바로 불편해지는 상황이 이어진다.

일단 제일 자주 찾는 편의점.

일본 상점은 어딜가든 질문이 참 많다.


따로따로 넣어줄까요?

오니기리는 데워 줄까요?

스픈 드릴까요?

젓가락 드릴까요?

포인트 카드 있습니까?

만들어 드릴까요?

~엔 받았습니다.

~엔 거슬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의 대답은 항상 "하이" 였다.

그래서 스픈 없이 요플레를 사오기도 하고, 차가운 오니기리를 먹기도 하고...포인트 카드를 만들뻔 하기도 했다.

열심히 네이뇬을 뒤져 편의점 용어를 익힌 뒤에야 내집 드나들듯이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

그래봤자 오댕을 가리키며 "고래 후다쯔 오네가이시마스" 정도가 끝이지만 말이다;;


나름 빠듯한 일정으로 사아티마를 벗어나기 힘들지만 주말이면 여러 점포(스튜디오)들을 돌며 다른 지역 구경도 하고, 이젠 제법 혼자 지하철을 타고 시부야 쯤은 어렵지 않게 갈 수 있게 됐다.


지하철도 몇번의 멘붕이 있긴했다.

일본 지하철은 여기 사람들도 헷갈릴만큼 복잡하다.

다행히 훌륭한 어플이 있어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는 있지만 다 한문이라 이 또한 그림 맞추기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지하철 안에 있는 내내 어플을 켰다 껐다 노선도를 보고 또보고 혼자 발 동동 구르고 함께사는 언니에게 sos도 치고...혼자 어딘가를 가는 날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게 가장 큰 미션이었던 날들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어렵긴 하지만...몇시간이 걸리더라도 올 수 있긴 하니 내자신이 참 기특하다! ㅎㅎㅎ;


이렇게 혼자 쇼핑도 하고 카페에서 차도 마실 수 있지만 아직 밥은 못 사먹는다;;

그림 없으면 메뉴도 못고르고 여긴 음료며 샐러드 종류며...선택할 게 많은데 뭐가 뭔말인지;

그래도 이거빼면 혼자서도 지낼만 하다.


이제 곧있으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

한때 일본에서 살고싶어 했던 적도 있었다.

일본생활 4개월...매너 좋고 깨끗한 일본도 좋지만, 지나다닐때 어깨치고 사과 한마디 없어도 길거리에 쓰레기가 좀 나뒹굴어도 난 한국이 더 좋다.

몸 피곤하면 택시를 잡아 탈수도 있고(일본은 기본 요금이 우리나라 돈으로 팔구천원), 지하철로 일이천원만 내면 춘천이고 천안이고 다 갈 수 있는(일본은 두정거장 가는데 이천원) 한국이 좋다.

무엇보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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